침묵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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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0 08:43 14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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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경추천 0조회 020.02.03 13:05댓글 0북마크기능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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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세계

 

지은이 :막스 피키르트 옮긴이 : 최승자

출판사 :까치글방

초판 :1985 .8.10 8쇄 2019.1.2.

 

Longua Fundamentum Santi Silentii침묵의 세계

언어는 성스러운 침묵에 기초한다.

Maria- Culm 사원제단에 새겨진 글 (괴테의 일기에서 )

 

태어나자마자 죽은 줄로 알았던 책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니 여간 기쁘지 않다. 라고

이 책의 역자는 말했다. 이 책 초판이 1985년이니 그 때는 내 나이 22살 이고 86년에

독일 유학을 갔으니 이 책의 존재를 나는 몰랐었다 .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이 책을 만났다.

내가 수십 년 책을 읽는 중 한 권의 책을 한 달 가까이 붙잡고 있는 책은 극히 드믄 일이다.

나는 나의 無知와 지식의 얕음과 사고의 빈약함에 절망(?) 하면서도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이 책을 정독했다 . 어떤 날은 몇 장 읽지 못 했지만 그 한 줄의 문구 가 나를 여러 날 붙잡고 있어 그 향기가 난 향기처럼 그윽하고 내 세상이 바뀌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개인적인 우환을 겪으면서 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기행을 엮은 ‘묵상’ 이라는 책에서 이 보물을 건져 올리게 되었다. 읽으면서 그 수도원 기행의 책에서 맛보았던 기분을 더 해 , 나의 마음의 고통을 더해 이 침묵은 나를 찾아들었고 말이 많은 편인 나의 교만함과 시끄러움 등을 더욱 스스로 표출하게 되어 읽으면서 한 없이 한없이 부끄럽기도 했던 책이었다. 쉽지 않은 책이였음에도 책 귀퉁이 에는 가슴에 미어지게 닿는 구절이 있어 삼각형 접힘이 늘어났다.

나는 어쩌면 뒤편에 나오는 침묵 없이 떠들어댄 잡음어 를 남발하고 살았을 지도 모른다는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릴케가- 직접 읽어주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막스 피카르트는 고뇌하는 사람입니다, 그 고뇌의 특징은 그것이 무서운 만큼 엄밀하다는데 있습니다, ....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만으로도 이 번 독서의 선방이랄까??

유학시절 쉼 없는 연습으로 오른팔이 마비되어 6개월을 내 생명(?)같은 피아노를 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지옥 같은 시간 속에서 나는 피아노를 보며 울었고 피아노와 대화했으며 머릿속에 음악을 만들어 소리 없는 피아노를 쳤던 시간이 있었다. 침묵이라는 거대한 우주는 몰랐으나 그 때 느낀대로 사물이 말을 한다는 착각을 나는 지금도 믿는다,

침묵 속에서 영혼을 보며 ,침묵이 장 파울이나 휠덜린 그리고 괴테의 시 등의 낭만파를 대변하는 키포인트 이며 하다못해 스핑크스도 우주의 침묵을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 시간 속에 침묵이 없다면 망각도 용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적극 닿아온다. 사랑에는 침묵이 말이며 침묵 없이 입에서 말이 되어지는 순간에는 떨어지는 꽃잎보다도 못하다는 것은 진리인 듯 싶다. 드라마를 보면 그러한 무언의 표현이 더 압권일 때가 있음을 기억한다.

 

이 책을 읽으며 기도라는 것을 생각 했다.

- 기도 속에서 말은 저절로 침묵 속으로 되돌아 갔다- 라는 구절이 나의 마음에 스몄다.

요사이 인생을 어찌 살아야 하는가에 고민하는 나에게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는 선물처럼

다가온 2020의 첫 행운이었다.



 
출처: 정혜경의 반주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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